태양의 도시 서울, 양적 접근보다 시민참여 우선

[이투뉴스] “서울시는 2011년 원전하나줄이기 정책 수립시기에는 시민토론회·청책토론회 등 사전에 시민에게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려는 시도를 했다. 하지만 이번 ‘태양의 도시, 서울’ 종합계획에서는 오히려 이런 시민 참여 부분이 떨어졌다. 1GW라는 숫자보다는 시민 참여가 더 강조됐으면 좋겠다”



7일 중구 서울시청 서소문청사에서 열린 제4회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신산업포럼 ‘시민과 함께하는 태양의 도시 서울’에서 김소영 성대골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서울시가 이번 ‘태양의 도시, 서울 종합계획’에서 표면적으로 시민을 원동력으로 내세웠지만, 마치 ‘1GW’나 ‘100만 가구 보급’ 등 양적 접근을 선두에 배치했다는 느낌이 강하다는 평가다. 협동조합, 크라우딩 펀드 등 시민접근성을 제고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을 갖췄으나, 실제 목표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시민 참여방식의 실행계획이 섰는지에 대해 의문을 표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포럼은 ▶세계 태양광 시장 동향 및 서울의 시장 잠재력(존번 미 델라웨어대학교 에너지정책연구소장) ▶서울시 태양의 도시 종합계획(김중영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 ▶에너지시민과 함께해 온 서울의 태양광 정책(이유진 원전하나줄이기 실행위원) ▶태양광 발전과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새로운 기회(함경선 전자부품연구원 박사) 등 국내외 전문가들의 강연이 이어졌다.



강연에서 존번 소장은 서울시 정책을 토대로 각종 수치를 대입해 시뮬레이션한 결과, 서울에너지공사가 관련 인프라에 투자했을 경우, 투자비 전액을 에너지절감비용으로 14년 만에 회수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유진 실행위원은 태양의 도시 서울 종합계획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시가 실행력·집행력을 키워야 하고, 시, 구청, 협동조합, 시민 활동가 등으로 구성된 촘촘한 협치 그물망을 구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토론은 조용성 서울에너지공사 연구소장을 좌장으로 허기무 OCI 전무, 신동휘 한전 신재생사업실 부장, 김소영 성대골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이사장,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 오종희 산업부 신재생과 사무관이 참석했다.

신동휘 한전 신재생사업실 부장은 한전이 100kW이하 소규모 태양광 발전사업에 한해 이미 계통연계부족 문제해결을 위한 다양한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태양의 도시 서울’종합계획과 관련해 발전효율 관리 등 설비유지보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한강 지류를 활용한 수상태양광사업 전개에 대해 의견을 개진했다.



윤태환 루트에너지 대표는 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서는 먼저 시민에게 이득이 되는 구조를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산업에 참여하는 이해관계자 누구나 이득을 거둘 수 있는 인센티브 방안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민들이 협동을 통해 이득을 거둘 수 있는 경제적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해외 사례처럼 투자·운영 측면에서 세제 감면 정책 등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소영 성대골 마을닷살림협동조합 이사장은 에너지전환을 이끄는 정부와 지자체, 시민사회의 호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시의 정책에 대해서는 앞서 시민 참여를 강조했으나, 정책 발표 과정까지 의견수렴 측면이나 시민 참여의 구체적인 방법론 등을 볼 때 시민이 강조되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고 토로했다. 오히려 전체 가구중 3분의 1 또는 1GW를 보급하는 등 양적 접근이 우세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외에도 시에서 성향이 제각기 다른 각 자치구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낼지 구체적인 방법이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시민들도 경제급전 위주 에너지정책보다는 친환경·사회적 가치를 중시한 에너지전환정책이 가능토록 발상을 시급히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또 마을단위나 시민 중심의 에너지협의체들이 현실에서 맞닥뜨릴 수 있는 문제에 대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줄 것을 요청했다.



오종희 산업부 사무관은 “재생에너지 3020이행계획을 연내 발표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이번 정책을 참고해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정책을 수립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좌장을 맡은 조용성 서울에너지공사 연구소장은 “시의 이번 에너지정책이 매우 훌륭하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언제나 훌륭한 정책과 계획은 있어왔다. 결국에는 이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덕환 기자 hwan0324@e2news.com